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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뉴스]미술방송국 ‘닷라인’의 대표 ‘몰라’를 만나다.“거침없이 하이킥보다 재밌게!”

curatinglab 2011. 7. 11. 21:44


인터뷰
“거침없이 하이킥보다 재밌게!”
[인터뷰] 미술방송국 ‘닷라인’의 대표 ‘몰라’를 만나다.
2007-06-25 오후 4:46:52

[ 태윤미 기자

 



▲ 유쾌한 미술방송국 '닷라인'의 대표 '몰라'를 만났다. '닷라인'의 마스코트 '꼬맹이'(왼쪽)와 '몰라'(오른쪽)

뽀뽀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인형탈을 쓴 MC ‘꼬맹이’가 미술판에 나타났다. 전시에 아직 사람이 별로 찾아오지 않았다고 겸손을 떠는 작가앞에서 ‘그러면 전시가 망한거 아닌가요?’ 라고 말하거나, 뽀샤시하게 잘생긴 작가 앞에서는 해야 할 질문도 잊고 넋을 놓고 있는 맹랑한 꼬마말이다. 지난 8일(금) 개국한 미술방송국 ‘닷라인’이 이 ‘꼬맹이’를 앞세워 그동안 미술이 지고 있던 무게를 싹 줄이고 코믹, 발랄한 미술방송을 시작했다. ‘닷라인’의 대표 겸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몰라’를 만나 ‘웃긴 미술방송’의 속사정을 들어보았다. [닷라인 바로가기] 

개국을 축하한다. ‘닷라인’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가장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웃기는, 재미있는 미술방송국이다. 타 미술포털의 경향을 보면 단지 전시를 소개하고 미술에 관련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머무르는 것 같다. 그동안 영화나 정치와 같은 다른 장르나 분야는 언론에서 다루는 방식이 매우 다양했다. 그에 반해 미술은 그렇지 못했다. 닷라인은 닷라인만의 색깔을 가지고 미술을 전달하는 다양한 방법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여러 가지 ‘웃기는 기획’들을 통해서 방송으로 미술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것, 그것이 닷라인 운영의 포인트다.

개국한 지 일주일이 조금 넘었다.

개국하기 전에 홍보를 하긴 했지만 과연 사람들이 직접 방송국 홈페이지를 찾아와 방송을 볼까라는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호응이 좋은 것 같아 다행이다. 개국 첫날에는 5백명 정도가 찾아왔고, 지금은 3천 여명이 왔다 갔다. 그들이 지속적으로 방송을 보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닷라인은 만든 계기는?

미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를 만드는 것이 항상 나의 목표였다. 미술을 이미지와 텍스트로만 보여주는 그런 매체가 아닌, 일반인들도 쉽게 미술에 접근하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그런 매체말이다. 늘 하는 말이고, 미술계 내에서도 공공연히 도는 말이지만 미술은 대중이 쉽게 다가서지 못하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다. 그 무엇인가가 결국은 허구일 수도 있는데 아무도 그 꺼풀을 벗기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외피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는 미술이란게 이렇게 어려운 거고, 고상한거거든, 이라고 말하고 있다. 닷라인은 그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미술 자체를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닷라인은 모든 방송을 퍼갈 수 있게 만들었다. 많이 유포될수록 많은 사람들이 닷라인을 알고, 그 안에서 전하는 미술을 만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모든 소스를 꽉 움켜쥐고 싶지 않다.

어떤 사람들이 만들고 있나?

방송을 위해 상주하는 스텝들이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는 10명 정도가 함께 일하고 있다. 모두들 다른 일을 하면서 촬영 스케줄이 잡히면 모이는 일명 ‘헤쳐모여’ 팀이다. 모두가 미술 전공자는 아니지만 미술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닷라인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반기고 있는 사람들이다. 앞으로 인원이 보강되고 사이트가 정리되면 편집장도 섭외해서 그 중심으로 방송국을 꾸려나갈 계획이다.

먼저 개국한 미술방송국들이 있다. 닷라인만의 색깔이 필요할 것 같다.

우선 방송을 본 사람들은 이렇게 미술을 웃으면서도 만날 수 있구나, 에 감탄 아닌 감탄을 하는 것 같다. 신선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닷라인만의 색깔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닷라인은 앞서 이야기했듯 정보전달이 주목적이 아니다. 미술을 이야기하면서 비평가의 평론을 그대로 베낀 듯한 어려운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런 것은 전공자들이나 보고 공부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미술의 대중화에 기여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자꾸 이야기하지만 닷라인은 웃겨야 한다. 아직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지만 밖에서 들려오는 많은 이야기들이 닷라인을 만드는 또 하나의 소스가 될 것이다. 


촬영 중인 '몰라'


웃기는 것은 좋지만, 혹여나 와전된 방식으로 미술을 알리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내가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거침없이 하이킥>, <무한도전>, <무릎팍 도사>와 같은 것들이다. 이 프로그램들은 비주류적인 스타일로 시작을 했지만 지금은 인기폭발이다. 그렇다고 그 이야기들이 저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많은 대중들이 오락프로는 찾아서 보지 않나. 팍팍한 일상에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닷라인도 마찬가지다. 주류 미술계에서 하지 않은 방식으로 미술을 알리고자 한다. 작품의 질을 떨어뜨리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소개해주는 메소드를 좀 더 쉽게 해주는 것뿐이다. 보는 사람이 어렵다고 느끼기만 했던 예술을, 미술을 쉽게 받아들이게끔 하는 것, 그것이 가능하려면 닷라인이 재미있고, 유쾌하고,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NG장면도 방송분에 많이 들어가 있다. NG가 안나면 재미가 없다. 정석이라기 보다 ‘하하하’ 웃고 나서 미술에 개입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방송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달라.

지금은 총 8개의 코너가 준비되어 있다. 먼저 ‘넘실넘실’은 미술과 타장르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나 예술가 집단을 소개하는 코너로 이번에는 'April shower'(나얼, 송원영, 하바다, 최정훈)를 소개했다. 작가들의 영상물을 보여주는 코너인 ‘시리즈’에서는 방정아 작가의 영상물을 만날 수 있고, 닷라인이 선정한 작가를 집중적으로 해부하는 코너 ‘뷰파인더’에서는 정기훈 작가를 만날 수 있다. 한편 ‘뜨거운 전시’는 말 그대로 ‘핫’한 전시를 보여주는 코너이고, ‘바람난 중학생’은 유일하게 영상이 아닌 글을 올리는 코너인데, 정말 바람난 중학생처럼 핀트가 약간 나가서 정해진 내용이 아닌 바람난 사람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코너다. 이 밖에도 타장르에 대해 소개하는 ‘어나더스테이지’와 미술관계자들 조차도 궁금해하는 장소와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물음표’, 기획 특집을 싣는 ‘아이즈 오브 닷라인’ 등의 코너들을 만날 수 있다.

 



 

'닷라인' 메인 페이지

작가 혹은 전시 선정 기준은?

아직 개국한 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큐레이터적인 신념을 가지고 내가 선정하고 있다. 선정기준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거창하지만 닷라인에서 볼 수 있는 작가들은 나름의 신념을 가지고 있는 신진작가들이다. 작품이 젊은 작가들 말이다. 거기에 닷라인의 성격과 같이 사회적인 맥락 안에서 재미나고 유머러스한 컨텐츠를 하나의 창작방법으로 사용해 작업해 나가는 작가들을 선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번에 ‘뷰파인더’에서 소개한 정기훈 작가는 사회의 무거운 제도를 가벼운 방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처럼 신념을 가지고 있되 전해주는 방법은 쉽고 가볍고, 때로는 유쾌하게 작업하는 작가들을 선정하고 있다.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미술계 뉴스를 전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거의 모든 방송의 MC를 맡고 있는 ‘꼬맹이’가 역시 앵커가 되어서 미술계 소식을 단순히 전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풍자하고 비꼬면서도 재미있게 진행할 예정이다. 정치는 마음대로 비꼬는데 미술은 아무도 비꼬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생긴 골이 분명 많을 것이다. 

또한 홈페이지 소개란을 보면 ‘시청자 참여’를 제작의 중요한 컨텐츠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것은 미디어 도구가 일반화된 이 시점에 공모를 통해 영상작품을 선정, 그것을 닷라인 편집부가 다시 재편집해 방영할 계획을 내포하고 있는 내용이다. 

닷라인은 타장르와의 소통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타 장르를 소개할 때도 단지 그 분야의 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는다. 닷라인은 미술이랑 소통이 되는 예술가들, 즉 분명히 그런 소스를 가지고 있는 예술가들이나, 미술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작품(연극, 뮤지컬 등)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러한 내용은 ‘어나더스테이지’를 통해서 볼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사실 닷라인을 개국하기 전에 대안공간을 만들어 젊은 작가를 지원하고 싶었다. 노력해 봤는데 거의 대안공간을 만들 수 있는 시점까지 갔다가 좌절됐었다. 때문에 닷라인을 통해 나오는 자본(지원 혹은 광고를 통해 오는 수입)을 가지고 알려지지 않은 작가를 찾아서 지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물론 닷라인이 갤러리를 따로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자본으로 갤러리도 잡고 홍보도 해서 지속적으로 작가가 작품활동을 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닷라인의 최종 목표다.    

                  

편집 : [태윤미]